신세계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여덟 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오다 처음으로 감소했다.
럭셔리 브랜드 소비 활황으로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던 백화점사업부의 매출은 6209억원으로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명품을 비롯한 상당수 고가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1년 전 수준을 가까스로 유지했거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백화점(별도기준) 1분기 영업이익 역시 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다.
유통업계에선 올해 들어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아 명품 판매가 쪼그라든 게 백화점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올해 1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 부문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작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형마트는 증권업계에서 부정적인 추정치가 잇따르고 있다. SK증권은 이마트 할인점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920억원)보다 14.1% 줄어든 7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형마트·편의점 등은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했던 배달서비스 수요가 올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가는 ‘픽업서비스’를 강화한 GS리테일이 대표적 사례다. GS리테일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의 지난달 픽업 서비스 신규 고객은 전년 동기보다 168%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5월 들어서는 외출이 많아지면서 비교적 소비도 활발한 추세”라면서도 “다만 객단가는 줄어들고 있어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쪼그라들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이미경/한경제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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